헤어지는 중. 사랑


헤어짐에도 ing가 있다. 

지금 너와 내가 그렇고... 
아니 어쩌면 나만 그럴수도 있다. 

너는 나와 진작에 헤어졌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한다. 


내가 생각보다 너를 많이 사랑했나보다. 
하루종일 허공에 니 웃는모습이 둥둥 떠다닌다.

딱 일주일 못 봤다 우리. 
그렇게 매일같이 붙어있던 우리가 일주일을 안 봤다. 

그런데 너는 아무렇지 않아 보인다. 
그게 나는 조금 서글프다. 


오늘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내가 언젠가 너를 잊어도, 
너와 함께했던 그 온기를 잊을 수 있을까 하고. 


니 품은 참 따뜻했고, 
너는 가만히 있어도 난로같은 사람이었다, 내게. 


우리가, 그동안 하지 못했던 말들을 내 뱉고 
남은 감정을 주워담아야 하는 그 순간이 오면 
나는 어떻게 해야할 지... 도무지 감이 안 잡힌다. 


차라리 사랑하지 말 걸 그랬다. 
매번 하는 후회지만, 
오늘따라 그 후회가 목에서 막혀 내려가질 않는다. 

희한하게, 
매일같이 마시던 술이 오늘은 생각나지 않는다. 

감정이 목 끝까지 차올라서 
술도 밥도, 들어갈 구석이 없나보다. 


그런데 이 와중에, 
니가 참 보고싶다. 보고싶어 미치겠다. 


카페 밖으로 한 발짝 나가면
눈물이 왈칵 날 것 같은 밤이다. 



파란 시간, exit music 잡념


예전에 한동안 백수일 때, 
그래 그 때가 아마 스물네살이었을거다. 

밤이면 밤마다 영화를 보고, 
항상 동이트면 잠이들곤 했었다. 

보통 새벽 다섯시부터 아침 일곱시까지. 

여명의 시간을, 나는 '파란 시간(blue time)'이라 불렀다. 

아마도, 저 수평선 어디 너머에서 피어오르는 파란 빛 때문이었을거다. 

그리고 사실, 그 때 내 심리상태가 좀 블루블루 할 때라... 



일요일임에도 불구하고 
오늘 오랜만에 혼자서 '파란 시간'에 있었다.

다섯시에 번쩍 눈이 떠지더니 잠이 안 와서 
그 때로 돌아간 것 처럼 그 시간을 만끽했다. 

누군가에겐 아직 어둠이자 꿈이고
누군가는 시작을 위해 몸을 펴는 시간 
밤새 일을 마친 누군가는 이제야 집으로 돌아가겠지 

그 때 자주 들었던 음악이, 
radio head - exit music이다. 


그냥 오랜만에 그 시간이 좋아서. 노래는 더 좋고. 

혹시 당신의 늦은 밤 혹은 이른 아침 딱히 들을 노래가 없다면 한 번 들어보시길. 


me too


#metoo

요즘 인스타에서 많이 볼 수 있는 해쉬태그다. 
8년만에 성폭력 피해 사실을 밝힌 서지현 검사를 응원하며, 수 많은 이들이 자신의 성폭력 피해담을 공유하는 글. 

나도 하나 써볼까 한다. 
지금부터 내가 하는 이야기는, 일체의 거짓이 없음을 미리 밝힌다. 

28년을 살면서 수 없이 당해왔고, 목격했던 일들은 수도 없이 많지만
나는 그 중 아주 일부만을 적을 것이다. 

기억나는 것과 기억나지 않는 것들 모두 적으려면, 
책 한 권은 나와야 할테니까. 

내가 초등학교 5학년일 때, 
옆 반 담임선생님은 50줄이 훌쩍넘은 아저씨 선생님이었다. 

그 선생님은, 
자율학습 시간에 여학생들을 무릎에 앉히고 책상밑으로 보이지 않게 몸을 쓰다듬었다. 

아무것도 모르는 5학년짜리 초등학생의 몸을, 
뱀 같은 손으로 곳곳을 탐했다. 

같은 동네에 살던 내 친구는, 
초등학생주제에 꽤나 새초롬하게 예뻤던 그 친구는, 
하교하는 길 나에게, 아무렇지 않은 듯 성폭력 피해사실을 이야기했다. 

충격을 받은 나는 당장 부모님께 알릴것을 권했으나, 
그 친구는 '아니야'라는 짧은 대답으로 넘겨버렸다. 

며칠을 고민하던 어린 나는, 
여자였던 내 담임선생님에게 이 사실을 털어놓았다. 

그러나 달라진 건 없었다. 


그 때 나는, 부정에 대한 침묵을 학습했다. 

그 때 배운 침묵은 십여년동안 나를 잠식했다. 
알게 모르게, 그것이 진리인 듯, 말하지 않는 것이 최선인 듯 살았다. 

수 많은 피해자들이 그랬듯. 


두 번째 이야기. 

학습된 침묵이 잘못 되었다는 걸 깨닫기 시작할 즈음 이야기다. 

당시 나는 임관한지 얼마 되지 않은 여군 하사였다. 

그 땐 차가 없어서, 같은 숙소에 사는 남군들과 카풀을 할 수 밖에 없었다.

퇴근하는 길, 나를 태워줬던 그 남군 대위는 자신의 여자친구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처음엔 들어줄 만 했다. 그 사람 입에서 여자친구와의 섹스문제가 나오기 전까지는. 

불편했다. 

나는 도대체 왜, 그가 자신의 여자친구 입에 사정한 이야기를 듣고 있어야했나. 
왜 불편한 내색조차 하지 못했나. 


집으로 들어와, 한참을 생각했다. 
나의 침묵이 어떤 결과를 초래할 것인가에 대해. 

그것은 단순히 나로서 끝나는 문제가 아니었다. 

일 년이 지나고, 십 년이 지나고, 수십년이 지나도 누군가는
나와 같은 일을 겪을 것이다. 내가 침묵한다면... 


그러나 나는 용기가 없었다. 
나만 웃으면, 나만 괜찮은 척 하면 모두가 불편해지지 않을 거라는, 
그 틀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그 때는 그랬다. 




지금에 와서야, 내 잘못을 깊이 깨닫고 사회의 일면에 내 경험담을 드러내고자 한다. 

단 한 명이라도 이 이야기를 보고 달라질 수 있다면. 
말하기 전에, 행동하기 전에 한 번이라도 다시 생각할 수 있다면. 

그것으로 내 고백은 성공적이다. 




서지현 검사 뉴스를 보며, 
누군가 내게 말했다. 

"8년이나 지난 일 가지고 왜 그런데?"

나는 답했다. 

"8년이나 지났는데도 잊을 수가 없었으니까요" 

 

서지현검사를 응원한다. 
수 많은 피해자가 목소리를 내도 들어주지 않았던 세상. 
조금 더 큰 목소리를 가진자가 소리내어주니 얼마나 좋은가. 


더 이상 우리는, 
침묵하지 말아야 한다. 

제주, 세화, 해녀박물관, 재연식당 그리고 렌소이스 여행

세화 해변. 제주도 물은 역시나 맑다. 
점심때쯤 공항에 도착해서, 뭘 먹어야하나 고민하다가 들어간 재연식당. 
'엄마정식' 이라는 7000원짜리 백반이 가성비가 좋다고 해서 들어갔는데, 
옥돔정식(15000원)이 있길래 그걸로... 

근데 별로 였다. 엄마정식에는 고등어가 나오는데, 혼자오면 그게 훨씬 나을 것 같다. 

저 제육볶음은... 너무나도 내 스타일이 아니었다 ㅋㅋㅋ 
원래 돼지고기를 안 좋아하긴 하지만...


 재연식당 가실 분들은 엄마정식 드세요! 아니면 갈치정식 드세요! 

간단히 밥 먹고 소주 한 병 먹고 , 오늘의 유일한 일정인 해녀박물관으로 갔다. 
 

이글루스에 사진을 올리고 포스팅할 일이 별로 없어서 못 느꼈는데, 
사진 올리는거 참 뭐 같이 만들어놨네... 

ㅋㅋ 왜 회전되는지 누가 설명 좀.. 


어쨌든 각설하고, 
해녀박물관은 가볍게 둘러보기 좋다. 볼게 별로 없다는 소리다 

그럼에도 한 번쯤 가볼만 하다. 


해녀가 어깨위에 진 것은, 
꽉 찬 테왁만이 아니라 
그들의 가정이고 삶이었다. 

 
어디선가 들려오는 '이어도사나'에는
그들의 고단함이 그대로 묻어있었다. 


그리고 저녁은 렌소이스에서. 

원래 숙박을 하고 싶었는데, 2주전에 전화했을 때는 방이 없었다. 

그래서 해녀박물관 앞 '괜찮아 게하'에 묵게됐는데.. 

렌소이스 육회가 먹어보고 싶어서 방문. 
그리고 한라산도 마시고 맥주도 마시고 와인도 마시다보니 

눈 뜨니까 내가 자고 있었다.. ㅋㅋㅋㅋㅋ

숙소에 어떻게 들어왔는지 기억이 안나... 

ㅋㅋㅋ



하고싶지만 하지 못하는 말 몇 가지 사랑


1. 난 진심으로 너랑 함께있어서 행복했어. 

2. 니 작고 못생긴 눈이 세상에서 제일 좋았어. 자다 깨서 눈꼽낀 눈으로 슬쩍 웃는것도 좋았어. 

3. 너랑 있으면 항상 따뜻했어. 보일러는 무조건 고온으로 해놓고 사는 나인데, 너랑 있으면 보일러가 꺼져있어도 좋았어. 

4. 내가 없을 때 니가 뭐하는지 항상 궁금했어. 그런데 연락 못 했어. 니가 부담가질까봐, 우리 사이가 그렇게 끝나버릴까봐.

5. 너를 보내면서 나는 괜찮은 척 할거야. 아무렇지 않은 척, 쿨한척 할거야. 담담하게 너 보내줄거야. 

6. 나 너 사랑했나봐. 



물론 이 말들 전부
너한테 할 수는 없을거야 

그런데 
내 진심은 이랬다고. 그냥 써보기나 하는거야. 


보고싶다. 지금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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