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too
요즘 인스타에서 많이 볼 수 있는 해쉬태그다.
8년만에 성폭력 피해 사실을 밝힌 서지현 검사를 응원하며, 수 많은 이들이 자신의 성폭력 피해담을 공유하는 글.
나도 하나 써볼까 한다.
지금부터 내가 하는 이야기는, 일체의 거짓이 없음을 미리 밝힌다.
28년을 살면서 수 없이 당해왔고, 목격했던 일들은 수도 없이 많지만
나는 그 중 아주 일부만을 적을 것이다.
기억나는 것과 기억나지 않는 것들 모두 적으려면,
책 한 권은 나와야 할테니까.
내가 초등학교 5학년일 때,
옆 반 담임선생님은 50줄이 훌쩍넘은 아저씨 선생님이었다.
그 선생님은,
자율학습 시간에 여학생들을 무릎에 앉히고 책상밑으로 보이지 않게 몸을 쓰다듬었다.
아무것도 모르는 5학년짜리 초등학생의 몸을,
뱀 같은 손으로 곳곳을 탐했다.
같은 동네에 살던 내 친구는,
초등학생주제에 꽤나 새초롬하게 예뻤던 그 친구는,
하교하는 길 나에게, 아무렇지 않은 듯 성폭력 피해사실을 이야기했다.
충격을 받은 나는 당장 부모님께 알릴것을 권했으나,
그 친구는 '아니야'라는 짧은 대답으로 넘겨버렸다.
며칠을 고민하던 어린 나는,
여자였던 내 담임선생님에게 이 사실을 털어놓았다.
그러나 달라진 건 없었다.
그 때 나는, 부정에 대한 침묵을 학습했다.
그 때 배운 침묵은 십여년동안 나를 잠식했다.
알게 모르게, 그것이 진리인 듯, 말하지 않는 것이 최선인 듯 살았다.
수 많은 피해자들이 그랬듯.
두 번째 이야기.
학습된 침묵이 잘못 되었다는 걸 깨닫기 시작할 즈음 이야기다.
당시 나는 임관한지 얼마 되지 않은 여군 하사였다.
그 땐 차가 없어서, 같은 숙소에 사는 남군들과 카풀을 할 수 밖에 없었다.
퇴근하는 길, 나를 태워줬던 그 남군 대위는 자신의 여자친구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처음엔 들어줄 만 했다. 그 사람 입에서 여자친구와의 섹스문제가 나오기 전까지는.
불편했다.
나는 도대체 왜, 그가 자신의 여자친구 입에 사정한 이야기를 듣고 있어야했나.
왜 불편한 내색조차 하지 못했나.
집으로 들어와, 한참을 생각했다.
나의 침묵이 어떤 결과를 초래할 것인가에 대해.
그것은 단순히 나로서 끝나는 문제가 아니었다.
일 년이 지나고, 십 년이 지나고, 수십년이 지나도 누군가는
나와 같은 일을 겪을 것이다. 내가 침묵한다면...
그러나 나는 용기가 없었다.
나만 웃으면, 나만 괜찮은 척 하면 모두가 불편해지지 않을 거라는,
그 틀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그 때는 그랬다.
지금에 와서야, 내 잘못을 깊이 깨닫고 사회의 일면에 내 경험담을 드러내고자 한다.
단 한 명이라도 이 이야기를 보고 달라질 수 있다면.
말하기 전에, 행동하기 전에 한 번이라도 다시 생각할 수 있다면.
그것으로 내 고백은 성공적이다.
서지현 검사 뉴스를 보며,
누군가 내게 말했다.
"8년이나 지난 일 가지고 왜 그런데?"
나는 답했다.
"8년이나 지났는데도 잊을 수가 없었으니까요"
서지현검사를 응원한다.
수 많은 피해자가 목소리를 내도 들어주지 않았던 세상.
조금 더 큰 목소리를 가진자가 소리내어주니 얼마나 좋은가.
더 이상 우리는,
침묵하지 말아야 한다.
태그 : met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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